9월 주문진 수산시장에 다녀왔다.
어릴 적 엄마가 수산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생물 양미리를 한 들통 사신 적이 있다.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오랫동안 남아있다.
그 이후 동해쪽으로 가기만 하면 양미리가 생각나곤 했었는데,
지금은 고등어가 그러한가 보다.
주문진 수산시장을 가니 대가리와 내장을 빼낸 고등어가 30마리에 만원씩한다.
두께는 꽁치의 2~3배정도이고 길이는 대가리 잘라낸 크기가 20cm정도이니 엄청 크진 않다.
시장이나 동네 마트에서 생선을 고를 땐 눈을 보고 싱싱한 정도를 판별하는데,
고등어들의 대가리가 떨어져 있으니 고민스러웠다.
그 곳에서는 이게 싱싱한건가? 맛있을까? 고민하느라 딱, 만원어치만 사왔는데,
그 날 밤 집에와서 손질하다 보니 더 사오지 않은게 후회된다.
집에서 생물로 구워먹었더니 비린내도 하나도 나지 않고 너무나 맛있다.
지금 생각하니 생선과 어패류가 그렇게 많은 수산시장인데,
역한 비린내가 진동하지 않는 것이 바로 대가리와 내장들을 분리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살아있는 횟감 오징어는 큰거 두마리, 중간 크기는 세마리에 만원이다.
세마리에 만원인 오징어도 썰어달라고 했다.
몸통은 기계로 썰어주시고 다리는 칼로 썰어서 담아주신다.
동네에서 비싼 오징어, 썰어진 양이 제법 많다.
수산시장인데 바닷가이다보니 물을 아낌없이 부으시면서 작업을 하신다.
왠지 소독도되고 훨씬 깨끗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손바닥만한 바다생선을 이것저것 담아놓고 매운탕감으로 파신다.
대략 2kg도 넘을 양이다. 그 것도 만원에 사왔다.
손질이 다 되어 있어서 냄비에 슬쩍 씻어서 때려 넣었다.
각종 잡어에 돌미나리, 쑥갓, 양념장을 넣어 끓였더니 국물맛이 진하고 담백하니 맛있다.
내가 끓여 맛있으면 대충 끓여도 맛있는 좋은 재료인 걸로,
그 곳에서 큼지막한 우럭을 한마리에 5000원에 데려왔다.
우럭에 슬쩍 튀김옷을 입혀서 구워내었더니 이것 또한 밥도둑이다.
생물 골뱅이도 한대접 사왔다.
한되 정도의 양에 만원이다.
집에와서 삶았는데 삶은 다음 껍질을 한번 씻어냈으면 좋았을걸,
맛이 새어 나갈까 그냥 무쳤더니 깨진 껍질들이 씹혀서,
조리과정에 있어 실패했지만 골뱅이 맛은 좋았다.
와, 주문진 수산시장 근처에 살면,
정말 싱싱한 해산물을 사시사철 먹을 수 있겠다.
전날밤 횟집에서 우리 5식구가 회 몇 점에 그래도 풍부했던 스끼다시로 한끼 20만원을 쓰고는
비용지출이 헛헛하지만 그래도 맛있었다고 위안을 했는데,
주문진 수산시장에서는 4만5000원으로 양손 가득 무거울 정도로 싱싱한 수산물을 살 수 있었다.
어릴 때는 정말 동해에 놀러가면 꼭 건어물상에 들려서
크고 품질 좋은 오징어를 10마리, 20마리 사오곤 했는데,
오징어 가격이 오르면서 마른오징어가 가격이 너무 비싸졌다.
비리비리 마른 오징어도 가격이 꽤 비싸다.
다른 관광객들도 비슷한 생각을 할 터이니,
수많은 건어물상을 바라보며 마음이 짠했다.
그렇게 주문진 수산시장에서의 쇼핑을 마치고 아이스박스 한가득 생선을 싣고 집으로 돌아왔다.
만약에 고등어를 3만원어치 샀다면, 음.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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