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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장릉'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8.08.26 김포의 자랑, 산책하기 좋은 장릉산


김포에는 신선한 공기마시며 가볍게 산책하기 딱 좋은 장릉이 있다.
조선 17대 왕인 인조가 부모님을 모신 능이다.
왕으로서는 부끄러운 역사를 남긴 분이시지만 부모님을 참 좋은 자리에 모시었다.

장릉은 김포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사람들에겐 정말 추억의 장소이다.
걷기 시작할 무렵부터 부모님과 소풍가기 시작해서
초중고 학창시절 내내 단골 소풍 장소이기도 했다.
아주 어릴 적에는 능 꼭대기에 있는 사자상에 올라가기도 했고 푸른 잔디 언덕 위에서 데굴데굴 구르기도 했다.
초등학교 때에는 숲에서 보물찾기도 했고 개울에선 가재를 잡았다. 중고등학교 때에서 능에 관한 그림을 그리거나 백일장을 짓기도 했다.
동네 어르신들과 가을에 도토리를 푸대로 따서 가져가기도 했고 봄에 잔디 사이에서 봄나물을 한보따리씩 캐기도 했다.
중고등학교 들어갈 무렵부터 장능에 대한 관리가 좀 심해졌다.
누군가가 잔디에 들어가면, 삑~하는 커다란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고 어디선가 관리하시는 분이 뛰어오셨다.
그 후 예전엔 잔디반 흙반이어서 듬성듬성 봄나물이 딱 좋게 올라왔었는데, 이젠 순수 잔디로 뒤엉켜 있다.
그 시절엔 선생님께서 장릉으로 소풍간다라고 말씀하시면 여기저기 아이들의 실망한 목소리들이 터져나오곤 했다.
그래도 철들은 고3 가을에는 친구와 둘이 장능산 넘어가는 길을 찾았는데 장능산의 가을단풍이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나던 모습이 아직도 선하게 떠오른다.

무언가에 빠져 바쁘게 지낸 이십대를 건너 임신했을 무렵부터 다시 이곳 장능산을 찾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가 하나둘셋 늘면서 돗자리와 간식을 싸들고 장능산을 찾았다. 사계절 공기좋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기 좋은 소풍 장소가 딱히 장능산 보다 나은 곳을 떠올리기 어려웠다(지금은 인근에 갈만한 소풍지가 제법 생겼다).
그러다가 4~5년 전 무렵부터일까? 장릉에서 입장시 음식물과 돗자리의 반입을 금지시켰다.
아쉽다. 장능산은 나에게 나의 아이들에게 가까이 있어 언제든 갈 수 있는 소풍 장소였는데 이젠 산책만 즐길 수 있는 곳이 된 것이다.

장능산에 있는 작은 저수지에 몇 년 전부터인가 연꽃을 키우셨다. 그리고 작년엔 나에게도 아이들과 연근캐기체험에 참여 할 기회가 주어졌다. 진흙에 빠져서 죽다 살아왔다. 딸아이도 진흙에 빠져서 지옥체험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갓 캔 연근튀김이 얼마나 맛이 좋던지 남자 아이들은 즐거웠던 맛있었던 추억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오늘 장능산에 가서 활짝 핀 연꽃을 만났다.
몇 송이 피지 않았지만 고운색이 너무 아름다웠다.
장릉은 지금의 모습이 나의 어릴적과는 다른 색이지만 지금도 추억을 남기기에 충분히 값지고 아름답다.

오늘 장릉 입구에서 장릉이 인쇄된 부채를 나눠주시며 날파리를 쫓으라하셨다.
장릉 가장 안쪽으로 들어갔더니 부채를 흔들지 않으면 벌레들이 한둘 들러붙었다.
간만의 산책에 신이나서 쉬지않고 떠들어대는 막내와 벌레들 때문에 비교적 가볍게 산책을 마쳤다.

장릉산 입장료는 성인들만 1000원이고 김포시민은 50%할인 받는다. 지난달부터 주차비를 받는데 1시간 600원 정도이니 크게 부담 스럽진 않다.

장릉산은 이제 소풍이라하여 음식물을 바리바리 싸들고 긴시간 머물기에는 좀 부족할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식사 후 김포 산의 정취를 느끼며 산책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장소인 것 같다.
특히 봄철에 푸릇푸릇 새싹이 돗는 모습과 가을 단풍, 그리고 눈 덮힌 산에 가고는 싶지만 산에 오르기에 체력적으로 힘드신 어르신이나 아이에게 더없이 좋은 장소 일 것 같다.
​예나 지금이나 장릉산을 찾는 분들이 많다. 무언가 김포 사람들이 아끼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포에서 자란 사람들의 많은 추억이 서려 있는 곳, 어르신들의 삶의 터전이던 곳.
무언가 그 때 그 왕, 인조의 삶에 대해 다시금 떠올리며 얼마나 힘들었을까?라고 애증하게 된다.






 

Posted by 프리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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